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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김훈, 최질 :: 실제 역사 이야기, 평가 정리!

by 꿀돈잼 2023. 12. 12.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통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왕 현종부터 양규, 강조, 지채문, 강민첨, 탁사정 등 많은 인물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살펴볼 인물은 김훈과 최질입니다. 이 둘을 함께 살펴보는 이유는 2차 여요전쟁 당시 활약을 하다 그 후 같이 반란을 일으킨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려거란전쟁> 최질(왼쪽), 김훈(오른쪽)

 

  김훈과 최질의 초기 활약

김훈과 최질의 출생연도나 출신에 대해선 기록이 없어서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이들의 초기 행적은 매우 훌륭하였습니다. 1010년, 요나라의 황제 성종이 친히 40만 대군을 동원하여 고려를 침략하면서 제2차 여요전쟁이 발발하게 됩니다. 이에, 당시 고려의 실권자였던 강조는 30만 대군을 거느리고 통주에서 20만의 요나라 군과 전투를 벌였으나 결국 대패하고 맙니다. 그 결과 고려의 주력군이 한순가에 증발하였고, 고려는 엄청난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강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고려거란전쟁> 강조 :: 실제 역사 이야기, 평가 정리!

 

<고려거란전쟁> 강조 :: 실제 역사 이야기, 평가 정리!

드라마 이 인기입니다. 오늘은 드라마 초반부 스토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인 '강조'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강조는 누구인가 강조는 '고려사' '열전'의 '반역' 전에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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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과 최질은 바로 이때, 아주 값진 활약을 펼쳤던 인물들입니다.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통주에서 강조의 고려군을 대파한 요나라는 그 기세를 타고 퇴각하는 고려군을 멀리까지 추격하였다고 합니다. 이때 좌우기 장군이었던 김훈 등이 완함령에서 군사를 매복해있다가 요나라 군이 지나갈 때 급습합니다. 통주 전투의 승리로 기세등등해진 요나라 군의 진격을 잠시나마 멈추게 만든 값진 전공을 김훈이 세웠던 것입니다. 

 

최질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이후 요나라는 통주 전투에서 포로로 잡은 노전 등을 통주성으로 보내 항복을 권유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성안의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했다고 하는데요. 그 순간 중랑장 최질 등이 분연히 일어나 노전을 억류한 뒤 항전을 주장합니다. 이후 방어사 이원구, 부사 최탁, 대장군 채온겸, 판관 시거운 등과 함께 성문을 닫고 굳게 지켜 결국 통주를 끝까지 지켜내는 공을 세웁니다. 

 

이후 김훈과 최질은 이때의 전공으로 여러차례 무반 관직에 임명되어 상장군에까지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기록에 따르면 최질은 문반의 지위에는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항상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합니다.

 

  김훈과 최질의 난

그러던 어느날, 최질의 불만이 절정에 달하게 되는 사건이 하나 발생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제2차 여요전쟁 이후 군비가 크게 증액되면서 관리들에게 지급할 녹봉이 부족해지자 1014년 황보유의와 장연우가 현종의 허락을 받아 경군의 영업전을 빼앗을 뒤 그것을 관리들의 녹봉에 충당했다고 합니다. 제2차 여요전쟁을 겪은 직후이다보니 이후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많은 수의 군대를 유지하느라 막대한 지출이 발생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조치로 인해, 최질을 포함한 무장들의 불만을 폭발시킵니다. 아무리 나라의 재정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무신들의 영업전을 빼앗아 문신들의 녹봉을 충당한다는 건 대놓고 무신은 천시하는 정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러한 조치에 대해선 전쟁으로 무신의 세력이 비대해지자 문신 세력들이 그들을 견제하기 위해 고의로 벌인 것이라는 해석도 존재합니다)

<고려거란전쟁> 김훈(왼쪽), 최질(오른쪽)

 

아무튼, 크게 분노한 최질은 그해 11월 상장군 김훈, 박성, 이협, 이상, 이섬, 석방현, 최가정, 공문, 임맹 등의 무관들과 함께 군사들의 분노를 부추긴 뒤 북을 치고 소리를 지르며 궁궐에 난입합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의 원흉인 황보유의와 장연우를 잡아 결박하고 매를 때려 거의 죽게 만듭니다. 훗날 발생하는 무신정변과는 달리, 의외로 대대적인 살육전은 없었고 무력시위 정도만 벌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이들은 왕의 편전 안에까지 들어가 현종을 면담하고 이렇게 요구합니다. "황보유의 등이 우리들의 영업전을 빼앗은 것은 사실상 자신의 이익을 도모한 일이지 결코 조정의 이익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만약 발뒤꿈치를 잘라서 신발에 억지로 맞춘다면 몸체는 어찌 되겠습니까? 모든 군사들의 마음이 흉흉하여 분노와 원한을 이기지 못하니 청하옵건대 나라를 좀먹는 자들을 없애셔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주소서" 이에 현종은 그들이 궁궐을 장악한 상황에서 요구를 거절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황보유의와 장연우를 유배 보내게 됩니다. 

<고려거란전쟁> 황보유의(왼쪽), 장연우(오른쪽)

 

  김훈과 최질의 최후

이렇게 해서 김훈과 최질을 포함한 무신들이 고려의 조정을 장악하게 됩니다. 이후 김훈과 최질은 다시 현종을 협박하여 상참관 이상의 무관들은 모두 문관을 겸하도록 했고, 또한 어사대를 폐지하고 금오대를 설치하였으며, 삼사를 폐지하고 도정서를 설치하였습니다. 

 

어사대는 백관의 부정과 비위를 규찰하고 탄핵하는 일을 맡는 곳으로, 어사대를 폐지한 이유는 반대여론을 찍어 누르기 위해서였으며, 재정기관인 삼사를 폐지한 이유는 그들이 반란을 일으킨 이유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의 천하는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김훈과 최질이 난을 일으켜 정권을 잡았을 무렵, 이자림이란 인물이 화주방어사로 있다가 임기를 마친 후 막 개경에 돌아와있었습니다. 김훈과 최질의 반란에 격분한 그는, 몰래 김맹이란 자를 찾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상께서 어찌해 한나라 고조가 운몽을 순유한다고 하고서 한신을 체포했던 일을 본받지 않는가" 간단하게 풀이하자면, 김훈과 최질이 장악하고 있는 개경에서 그들을 처리하긴 어려우니 다른 곳으로 그들을 유인하여 쉽게 처리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이 말을 들은 김맹은 이를 현종에게 보고하였고, 이에 현종은 이자림을 권서경유수판관으로 임명한 뒤, 먼저 가서 김훈과 최질을 처리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추도록 지시하였습니다. 이후 다음해인 1015년 3월 현종은, 서경으로 행차하여 장락궁에서 여러 신하들에게 잔치를 베풉니다. 왕의 행차였기에 당연히 김훈과 최질도 현종을 따라나섭니다. 잔치 도중에 김훈과 최질이 거하게 최하자, 이자림은 미리 준비해두었던 군사들을 동원하여 김훈과 최질을 포함하여 이협, 최가정, 석방현, 이섬, 김정열, 효암, 임맹, 최구 등 18명의 무장들을 죽여버립니다. 이렇게 김훈과 최질의 천하는 약 5개월 만에 끝이 납니다. 그리고 그들을 처리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이자림은 이후 고속으로 승진하여 왕씨 성을 하사받았고, 훗날 현종의 아들인 덕종이 즉위한 이후에는 그의 장인이 됩니다. 

 

한편, 현종은 무신들이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었음에도 그들의 아들들과 형제들에게는 가벼운 처벌만을 내립니다. 또한 김훈과 최질의 난을 겪으며 많은 교훈을 얻었는지 이후 여요전쟁에서 전공을 세운 자들과 전사자의 가족들에게 후한 포상을 해주는 등 군인들의 충성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김훈과 최질에 대한 평가

김훈과 최질의 난은 일응 이해되는 면이 있습니다. 고려를 지키기 위해 기껏 죽을 각오로 싸우고 전공까지 세웠는데 더 많은 상을 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공으로 받은 영업전까지 빼앗아 문신들의 녹봉으로 준다고 하니 얼마나 화가 났었을까요. 

 

하지만 이무리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곤 하더라도 곧 제3차 여요전쟁이 발발하게 된다는 점과 훗날 발생하게 되는 무신정변으로 인한 여러가지 폐해들을 생각해보면, 김훈과 최질의 난이 초기에 진압된 것이 정말 다행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제3차 여요전쟁까지 다룰 예정이니 중간에 김훈과 최질의 난도 그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묘사가 되어 나올 지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래에는 <고려거란전쟁>에 등장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도 있으니 같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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