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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강조 :: 실제 역사 이야기, 평가 정리!

by 꿀돈잼 2023. 11. 21.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인기입니다. 오늘은 드라마 초반부 스토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인 '강조'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강조는 누구인가

강조는 '고려사' '열전'의 '반역' 전에 이름이 올라있는 인물로, 그의 출신에 대해선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가 없습니다. 일단 남아있는 기록에 따르면, 그는 고려의 7대 왕인 목종 시기에 여러 관직을 거쳐 서북면 도순검사로 나갔다고 되어있습니다. '서북면 도순검사'란, 당시 서북 지역의 군대를 총지휘하는 직책입니다. 

 

  강조의 정변

그러던 중 1009년 1월, 천추태후가 머물던 천추전에 화재가 발생합니다.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이때 충격을 받아 병에 걸려 드러누운 목종은, 천추태후의 연인인 김치양이 변란을 도모하려 하자 강조를 개경으로 불러들여 자신을 호위하라고 명령합니다. 왕명을 받은 강조는, 일단 소수의 부하만 거느리고 서경을 떠나 개경으로 향합니다.

 

개경으로 가던 중 동주 용천역이란 곳에서 평소 조정에 원한을 품고 있던 위종정과 최창이라는 인물을 만납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주상의 병이 위독하여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으니 태후와 김치양은 왕위를 찬탈할 모의를 하고 있습니다. 공이 변방에서 많은 병력을 장악하고 있으니 혹시 자기네 뜻을 따르지 않을까 염려한 나머지 왕명을 사칭해 공을 부른 것입니다. 공께서는 빨리 지휘하고 있는 곳으로 돌아가 크게 의로운 군사를 일으켜야 나라를 보호하고 일신을 보전할 것이니 시기를 놓치면 안됩니다"

 

이 말을 들은 강조는 그들의 말을 믿고선 다시 서경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얼마 뒤 이번에는 강조의 아버지가 그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왕이 이미 죽고 간흉이 권세를 휘두르고 있으니 군사를 개경으로 이끌고 와 공란을 바로 잡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강조는 목종이 죽었다고 확신하고 마침내 5천명의 군사를 이끌고 개경으로 남하합니다. 

 

하지만 그는 개경으로 향하던 도중에 목종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기록에 따르면 강조는 목종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기세가 꺾여 한참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앞서 개경으로 와 자신을 호위하라는 목종의 명령을 받았음에도 잘못된 정보만 믿고 갈팡질팡하며 명을 어긴 데다 뒤늦게 5천이나 되는 대규모 군사를 동원한 것도 목종의 호위가 아닌 개경 장악이 목적이었기에 목종의 생존 소식을 듣고 강조는 몹시 당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강조의 휘하 장수들은, 여기까지 왔으니 그칠 수 없다며 그를 부추겼고, 강조는 결국 목종을 폐위시킬 뜻을 굳혔습니다. 그리고 강조와 그의 군사들이 개경에 들이닥쳐 김치양, 유행간 등을 죽이고 목종, 천추태후를 유배보냅니다. 그리고 대량원군을 다음 왕인 현종으로 즉위시키니 이것이 바로 '강조의 정변'입니다.

강조의 정변

 

  강조의 목종 시해

이후 강조는 유배지로 향하던 목종에게 김광보라는 인물을 보내 독약을 마셔 자결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목종은 마시기를 거부합니다. 이에 김광보는 당시 목종을 호위하던 안패 등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약을 거부하면 중금 군사를 시켜 왕을 주인 후 자결했다고 보고하라고 강조가 명령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와 너희들은 모두 멸족 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 목종은 결국 안패 등에게 시해 당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제2차 여요전쟁

한편, 고려를 침략할 구실을 찾고 있던 요나라는 고려에서 강조의 정변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자 임금을 시해한 강조의 죄를 묻겠다며 고려를 침공합니다. 이에 고려 조정은 1010년 10월, 강조에게 30만 대군을 이끌고 강동6주의 하나인 통주에서 요나라의 침략을 막을 수 있도록합니다. 다음 달인 11월, 요나라의 황제 성종이 40만 대군을 거느리고 압록강을 건너 고려를 침략하면서 제2차 여요전쟁이 시작되게 됩니다. 

 

고려를 침략한 요나라의 40만 대군은 먼저 양규가 지키고 있던 고려의 흥화진을 포위합니다. 그런데 흥화진의 양규는 무려 일주일 간 요나라의 맹공을 막아냅니다. 그러자 당황한 요나라 황제 성종은 흥화진 공격을 포기하고 군사를 반으로 나눠 20만 대군을 이끌고 개경으로 남하합니다. 그리고 얼마 뒤 성종이 이끄는 요나라의 20만 대군과 강조의 30만 대군이 통주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전투 초기에는 검차를 앞세운 고려군이 요나라 군의 공격을 모두 물리치며 큰 승리를 거둡니다.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강조는 요나라 군을 여러차례 물리치자 적을 얕보고는 한가하기 바둑이나 두며 방비를 게을리 합니다. 그러던 중 야율분노, 야율적로가 이끄는 요나라 군 선봉이 고려군 진영으로 기습을 감행합니다. 이때 강조는 요나라 군이 기습을 가해왔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믿지 않고 "입안의 음식처럼 적군이 적으면 오히려 좋지 않으니 많이 들어오게 놔두라"며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전 전투의 승리에 심취하여 자만에 빠진 나머지 크게 방심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잠시 뒤 재차 보고가 들어오자 강조는 벌떡 일어나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렸고, 결국 그는 코앞까지 들이닥친 요나라 군에게 생포됩니다. 

 

  강조에 대한 엇갈린 기록

강조가 요나군에 패배하는 부분은, 요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요사'와 '고려사'가 조금 다르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앞의 내용은 '고려사'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었구요, '요사'에 따르면, 당시 강조는 통주에서 요나라에 항거했으나 요나라 군에 패배했고, 얼마뒤 다시 벌어진 전투에서 또 패배하여 포로로 잡혔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고려사의 기록처럼 강조가 방심하여 패배한 것인지, 아니면 요사의 기록처럼 순전히 정면대결에서 패배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강조의 패배로 고려군은 큰 피해를 입습니다.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통주에서의 패배로 고려군 지휘관 대다수가 포로로 잡히거나 혹은 전사하였습니다. 또한 요나라 군사들이 승세를 타고 퇴각하는 고려군을 수십리나 추격하여 3만여명의 목을 베었다고 합니다. 

 

  강조의 죽음

한편, 포로로 잡힌 강조는 요나라의 황제인 성종에게 끌려갑니다. 성종은 그에게 자신의 신하가 되라며 회유합니다. 하지만 강조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고려 사람인데 어찌 너의 신하가 되겠느냐" 한편, 그곳에는 강조의 부관인 이현운이라는 인물도 포로로 잡혀왔는데 그는 요나라 측의 회유에 넘어갑니다. 그는 "이미 두 눈은 새로운 해와 달을 우러러 본 터에 오직 충성을 다할 뿐 어찌 옛나라를 생각하겠습니까?"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강조가 화를 내고 그를 발로 차며 "너는 고려 사람으로 어찌 그따위로 말하느냐"며 이현운을 꾸짖었다고 합니다. 요나라 측은 강조를 회유할 수 없음을 깨닫고는 결국 그를 처형했습니다. 

 

  강조에 대한 평가

강조에 대한 평가는 극과극으로 나뉩니다. 정변을 일으켜 왕을 폐위시키고 시해까지 했으니 윤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는 잔혹한 반역자입니다. 게다가 그의 정변은 요나라 측에 고려 침략의 빌미를 제공하면 국가적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란 중에 조정의 실권자이면서도 후방에서 편안히 있지 않고 친히 군사를 이끌고 직접 전장에 나선 점이나, 요나라 측의 회유를 끝까지 거부하고 고려에 충성한 점들을 보면 긍정적인 부분도 많습니다. 강조에 대한 평가는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에게 맡기겠습니다. 

 

<고려거란전쟁>과 관련하여 현종, 양규, 강감찬 등 흥미로운 고려사 인물들 이야기가 많으니 같이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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