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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잼 ★/영화, 드라마

[더글로리 파트2] 결말 해석, 놓치기 쉬운 부분 총정리

by 꿀돈잼 2023. 3. 11.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되었다. 재미있게 보고 여운이 남아 이것 저것 찾아보았다. 내가 모르고 넘어간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 소개하려고 한다. 

 

 

1. 굿판을 벌이는 무당, 연기냐 진짜 빙의냐

일단 굿판을 벌인 것은 문동은의 협박 때문이 맞을 것이다. 앞선 장면에서 강현남의 남편을 계획 살인한 것을 안다고 문동은이 이야기를 했었다. 문동은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서로 싸우게 만들기 위해 박연진의 눈 앞에서 큰 굿을 벌이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소희가 빙의된 것처럼 일정 정보를 제공한 후 연기를 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문동은이 알 수 없는 정보까지 그 무당이 디테일하게 알았다는 것이다. 옷을 벗어줄 지에 대한 정보까지는 문동은이 절대 알 수 없는 대화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은은 당황한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무당은 처음에는 동은의 지시로 굿판을 벌여 소희가 빙의된 척 연기를 했지만, 결국은 소희 귀신이 실제로 무당을 찾아와버린 것으로 보인다.

 

동은은 복수를 준비하면서 신이 없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굿판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동은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장면, 동은의 표정과 눈물을 보건대 그녀는 소희가 그동안 자신의 옆에서 자신을 지켜줬을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2. 홍영애(박연진 엄마) 얼굴에 떨어진 부적의 의미

무당이 벌전을 맞을 때 홍영애의 얼굴에 부적이 한장 떨어진다. 이 부적에도 제작진이 숨겨놓은 의미가 있다고 한다. 홍영애의 얼굴에 떨어진 부적에 씌여진 글자 중 마지막 네 글자는 '백호신장'이다. 백호신장은 오방신 중에 서쪽 방향을 방위하는 신을 의미한다. 그리고 백호는 정의와 권선징악의 화신이다.

 

더 글로리의 메인 테마가 권선징악인 만큼, 백호 부적이 연진의 엄마 위로 떨어진 것이 단순한 우연은 아니다. 소희가 내려와 무당에게 벌전을 내렸고, 권선징악의 상징인 백호 부적을 연진이 엄마한테 놓고 가면서 연진이 엄마가 자기가 지은 죗값을 받게 되는 복선이 되는 장면이었다. 

 

3. 최혜정 노출씬 넣은 이유?

파트2에서 최혜정의 노출씬이 나와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듯하다. 사실 혜정의 노출씬은 의미가 있다. 혜정이가 가진 것은 몸과 얼굴밖에 없다. 그것 파트1에서도 도드라졌던 부분이다. 그 몸을 더 강력하게 사용하려면 가슴 수술까지 하면서 혜정이 얼마나 몸으로 성공을 바라는 사람인지 보여주는 의도가 있는 씬이라고 생각한다. 

 

파트2에서는 생각보다 성적인 부분이 범죄들과 깊이 연결돼 있었다. 가해자들이 얼마나 막장인지를 성이라는 도구를 선택해서 풀어내려한 듯하다. '명오-사라'가 성적인 접촉이 있었다는 것부터 '혜정-재준'은 성을 통해 서로를 이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가해자 중 남자 둘은 경란과 소희를 성폭행한 범죄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래서 가해자들 중에 남자 둘만 죽는 설정으로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4. 엔딩 해석 (갑자기 바뀌는 날씨의 의미)

16화 엔딩에서 동은과 여정은 강영천이 이감된 지산 교도소의 정문 앞에서 내린다. 이 장면에서는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BGM이 깔린다. 그런데 이때 하늘을 보면 맑았던 날씨에서 갑자기 구름이 빠르게 밀려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이들을 비추고 있던 빛들이 모두 사라지고 이내 어두워진다. 그러자 이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한다고 말한 후 열리는 교도서 문을 향해 걸어들어간다. 그들이 들어서자 문이 닫히며 '더글로리'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밝은 빛이 사라지는 것은 둘 앞에 천국이 아닌 지옥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주여정은 문동은을 괴롭힌 학폭 가해자들 앞에서조차 흔들리지 않고 미소를 띈 밝은 모습만 보인다. 하지만 주여정은 강영천 앞에서는 흔들리고 '지옥'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강영천은 주여정의 지옥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주여정은 그 지옥이 두렵지 않다. 함께할 문동은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가능한 해석으로, 교도소에서 연진이 날씨 예보를 하던 것과 연관시켜 볼 수도 있겠다. 방 안에서 날씨 예보를 하며 앞으로 맑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연진이의 미래에 대한 기대 심리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엔딩씬에서 동은이 여정과 함께 보이면서 흐려지는 것은 하늘이 연진이를 도와주지 않겠다는 신의 메시지는 아닐까?

 

또 다른 해석으로는, 하늘이 어두워지는 건 저 둘의 복수를 신이 눈감아준다는 의미도 될 수 있을 듯하다.

 

참고로 여기서 나오는 BGM은 Gabriel Faure의 Requiem 중에서 Pie Jesu이다. '자애로운 예수'라는 뜻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애로운 대상이며, 아주 자애로운 복수를 하겠다는 의미도 있는 듯하다. 

 


파트1때는 러브라인이 어색했고, 피해자들의 연대관계가 겉도는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파트2가 되면서 동은이의 단순한 복수가 아닌, 서로에게 다른 삶의 의미를 보여해가는 서사가 재미있었다. 이야기의 흐름, 등장 인물들의 대사,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결말까지 다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