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연의는 184년 황건적의 난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280년 오나라의 멸망과 진나라의 통일로 끝난다. 제갈량을 중심으로 삼국지연의를 본다면, 제갈량의 생전과 사후가 거의 50대 50이다. 제갈량이 오장원에서 사망한 234년까지가 50년, 그 이후가 46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국지연의 분량으로는 제갈량 생전이 90%를 차지한다. 제갈량이 죽으면서 삼국지 연의는 갑자기 끝나버리는 느낌이다.
이러한 이유로 제갈량의 후손들, 아들과 손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기 어렵다. 오늘은 제갈량의 아들과 손자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하는 삼국지연의가 아닌, 역사서에 기록으로 남은 것들을 모아서 정리한 것이다.
제갈량의 양자 제갈교
제갈량은 황월영이라고 알려진 황부인과 결혼한다. 둘 사이에는 오랫동안 아들이 없었다. 그래서 형인 제갈근의 아들(차남)인 제갈교를 양자로 데려왔으면 하고 제갈근에게 요청한다. 제갈근은 손권의 허락을 맡고 제갈교를 동생 제갈량의 양자로 보내준다.
제갈교는 이후 부마도위에 임명되어 제갈량을 따라 한중 북벌에 참여한다. 거기서 제갈교는 군량 운반 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제갈량의 한중 북벌은 228년 조운이 가짜 출병을 하면서 시작하는데, 제갈교는 228년, 25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참으로 어린 나이에 있은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제갈량의 늦둥이 제갈첨
그런데, 제갈량의 양자인 제갈교가 죽기 1년 전인 227년에 제갈량 본인의 친아들인 제갈첨이 태어난다. (참고로 정사 삼국지에는 제갈첨이 제갈량의 부인 황월영의 아들이라는 이야기는 없다고 한다.) 제갈량이 181년 생이니까 제갈첨은 제갈량이 47세에 낳은 늦둥이인 셈이다. 제갈량은 이 늦둥이 제갈첨을 엄청나게 사랑했다고 한다.
또한 제갈첨은 능력도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정사 삼국지 제갈첨 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제갈첨은 글과 그림에 능하고 기억력이 좋았으며, 촉나라 사람들이 제갈량을 그리워하니 모두 그의 재주와 영민함을 사랑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제갈첨이 8살이던 때에 아버지 제갈량이 사망한다. 그리고 나이 17살에 황제 유선의 딸과 결혼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 후 제갈첨은 아버지의 후광을 입어 고속승진을 한다. 정사 삼국지를 보면, 제갈첨이 제갈량의 후광을 입었기 때문에 실제보다 과대평가 된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이에 대해선 반론도 있다. 정사 삼국지의 저자 진수의 아버지가 '읍참마속' 당시 마속의 참모였던 관계로, 마속이 처형 당할 때 곤장을 맞았다고 한다. 그래서 제갈량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 일부러 제갈량의 아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술했다는 것이다.)
여튼, 제갈첨은 35세에 '위장군'라는 관직에까지 오른다. 당시 촉에서는 굉장히 높은 자리라고 하는데, 그 유명한 강유가 46세에 올랐던 자리다. 제갈첨의 출세가 얼마나 빨랐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전장을 누비던 강유보다 10살 일찍 그런 높은 자리에 오른 걸로봐서 제갈량의 후광에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은 분명해보인다.
제갈첨과 아들 제갈상의 죽음
제갈첨이 37살이 되던 263년, 위나라의 등애가 촉나라로 쳐들어온다. 절벽을 타고, 길을 직접 만들며 우회해서 촉으로 들어온 것이다. 등애와 제갈첨은 면죽에서 맞선다. 등애는 투항하면 낭야왕으로 삼겠다는 서신을 보내 제갈첨을 회유했다. 하지만 이 서신을 본 제갈첨은 분노했고, 등애의 사자를 죽였다. 등애는 아들 등충과 사찬을 보냈지만 제갈첨이 이를 막는다. 등애는 퇴각한 등충과 사찬을 질타했고, 다시 돌아간 등충과 사찬은 제갈첨에게 이긴다. 여기서 제갈첨은 참수당한다.
제갈첨에게는 아들 제갈상이 있었다. 제갈첨의 아들이자 제갈량의 손자인 제갈상은, 제갈첨이 죽자 '부자가 나라에 큰 은혜를 입고도 일찍 이 황호를 참수하지 못해 패배에 이르렀으니 목숨을 보존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라고 말하며 적진으로 뛰었고, 싸우다가 전사한다.
제갈첨의 또 다른 아들 제갈경
제갈첨에게는 제갈경이라는 다른 아들이 한명 더 있었는데, 제갈경은 이때 생존한다.
촉나라가 망할 때 오나라가 촉나라로 쳐들어오는데, 이때 나헌이라는 사람이 촉나라가 망했음에도 필사적으로 오나라의 공격을 막는 데 성공한다. 이 나헌은 나중에 사마씨 진나라의 장수가 된다. 이 나헌이 제갈량의 손자인 제갈경을 진나라의 황제이자 사마의의 손자인 사마염에게 추천한다. 그래서 제갈경은 사마염 밑에서 관직을 맡게 된다.
제갈경은 미현의 현령이 되어 칭송을 받았다. 그리고 나중에 강주 자사까지 하게 된다. 현령은 '현'의 최고, 자사는 '주'의 최고 관리자를 말한다. 현령은 우리나라로 치면 구청장 쯤, 주자사는 광역시장 정도가 되겠다. 사마의의 손자인 사마염이 위촉오 삼국을 통일하고 '진나라'를 세웠음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제갈량의 손자인 제갈경이 사마의의 손자인 사마염이 세운 진나라에서 높은 관직까지 했다는 말이다.
치열하게 천하를 놓고 다투던 제갈량과 사마의의 손자들이 군신관계가 되었음을 이 둘을 몰랐을 것이다. 인생사에 영원한 것이 없을을 또 한번 알게 해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제갈량의 라이벌 사마의의 경우에는 아들을 제갈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찍 낳았을 뿐만 아니라, 본인도 당대 기준으로 상당히 올해 살았다. 그래서 살면서 아들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었다. 사마사, 사마소는 장수했던 아버지에게 다 큰 후까지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제갈첨은 아버지 제갈량에게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인재가 없어 혼자 수십명의 일을 해야했고, 아들마저 케어할 수 없었던 아버지 제갈량의 슬픔과 고뇌가 느껴진다. 그때의 그 작은 차이가 손자들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참고한 자료)
삼국지 제갈량 후손들 이야기
간략 삼국지 - 촉한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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