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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잼 ★/영화, 드라마

[영화 한산] 이동진 리뷰: 명량의 단점을 극복한 영화

by 꿀돈잼 2022. 7. 27.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2번째 작품인 '한산: 용의 출현'이 오늘(7월 27일) 개봉했다. 전작 '명량'이 1,76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국내 상영 영화 역대 1위를 기록했었기에 한산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다. 한산을 보기 전에 관련 내용을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이동진 평론가의 '한산 프리뷰'를 보게 되었다. 약간의 스포일러는 있었지만 이걸 보고 영화를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이후 약스포 있을 수 있습니다)
❛명량❜의 치명적인 단점을 해결한 [한산] 리뷰

배우들의 연기는 어땠나?

(1) 이순신 역 박해일

박해일이 출연한 영화 '헤어질결심'과 '한산' 두 편이 모두 올해 개봉하면서 박해일 연기경력의 정점을 찍은 해가 된 것 같다. 명량의 최민식과 한산의 박해일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명량의 최민식은 '거센 바다에서 내려진 묵직한 닻 같은 연기' 같은 연기를 했다면 한산의 박해일은 '바람이 제대로 부는 바다 위해 펼쳐진 팽팽한 돛 같은 연기'를 펼쳤다. 한산은 임진왜란이 시작된 지 2~3달밖에 안되는 시점이다. 그래서 명량 때 보다 이순신 장군의 나이도 젊은 상황(47살)이고 한산도 대첩 이전까지 이순신은 연전연승 중인 상황이었다. 명량이 주는 비장함보다 한산에서 박해일이 연기한 이순신은 청년같고 호쾌한 느낌이 강하다. 물론 이순신의 묵직함과 태산같은 모습도 박해일의 연기력으로 보여준다.

(2) 와키자카 역 변요한

변요한은 5년 뒤를 배경으로 한 영화 명량에서 조진웅이 맡았던 역, 왜군 최고의 장소 와키자카를 연기했다. 이동진은 변요한의 연기를 극찬했다. 한산에서 이순신의 지략과 용맹함을 강조하기 위해선 상대도 그만큼 훌륭한 장수여야 했는데, 그 역할을 변요한이 충실히 해냈다. 단순한 왜군 적장, 야비한 인물이 아니라 나름 위엄도 있고 담력도 센 인물로 그려졌다.

와키자카 역을 맡은 두 배우: 한산의 변요한(좌), 명량의 조진웅(우)

(3) 거북선 설계자 나대용 역 박지환

이동진은 박해일과 변요한 외에 기억에 남는 배우로 거북선 설계를 담당한 나대용 역을 맡은 박지환을 꼽았다. 영화 초반에는 범죄도시의 장이수가 떠올랐지만 중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연기력으로 이를 잘 극복했다. 장이수를 떨쳐내고 나대용 본연의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

박지환 대표작 : 범죄도시(장이수), 한산(나대용)


이외에도 변절자 역할을 한 김성규 등 나머지도 연기력이 거슬리는 배우가 없었다. 이 영화의 배우들은 거대한 대작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배우들은 묵직하게 연기했고 배경음악과 카메라로 영화의 운동감을 만들었다.

전작 '명량'과 비교하면?

한산은 명량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는데, 이동진은 한산이 명량보다 훨씬 나은 영화라고 평했다.

명량은 '전반부의 실패, 후반부의 성공'이라고 평할 만하다. 명량의 전반부는 스토리가 제자리를 돌면서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명량이 성공한 것은 1시간 가량의 해전 때문이었다. 해전만 보면 한산이 명량보다 뛰어나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한산의 해전이 못했다기 보다는 그만큼 명량의 후반부 해전씬이 좋았다는 말이다.

한산의 우수함은 명량에서 비판 받았던 전반부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한산은 목표를 심플하게 잡은 느낌이다. 이 영화는 '한산도 대첩'에만 집중하여 개개인의 인물사, 사랑이야기는 없다. 모든 등장인물은 전장에서의 이야기만 있어 효율적으로 느껴진다. 한산의 전반부 80분도 이후 전투를 위한 이야기로 채워진다. 한산 전투 찬반에 대한 갈등, 학익진 전략을 어떻게 구상하는지 등 처음부터 끝까지 한산도 대첩만을 다룬다. 조선과 일본 모두를 균형감있게 다루는데, 조선에서는 이순신과 원균의 갈등, 왜군은 와키자카와 카토의 갈등을 보여준다.

또 한가지 명량과의 다른 점이 있다. 명량을 한글자로 요약하자면 忠(충)이다. 여기서 충은 임금에 대한 충이 아니라 백성에 대한 충이다. 반면에 한산의 주제는 義(의)다. 의와 불의의 싸움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명량에서 비판받은 민족주의적 부분, 신파적인 부분이 한산에서는 빠졌다. 예를 들어 명량의 마지막에 조선 수군이 '우리가 이렇게 노력한 것을 후손이 몰라주면 호로자식이지~'와 같은 대사가 한산에는 전혀없다. 김한민 감독이 명량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잘 수용하고 반영한 것 같다.

해전은 볼 만한가?

이 영화의 목표는 후반부 해전씬에 있음을 명확히 하는 영화다. 이미 한산도 대첩이 대승한 전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 상황에서 액션영화, 상업영화로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은 힘든 일일 수도 있다.

전투신의 첫번째 포인트는 구선(거북선)이 왜군 배에 돌격해 부딪치는 충파이고, 두번째 포인트는 학익진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였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에서부터 스피드를 포기해서라도 이 전투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디테일하게 묘사를 참 잘했고, 한산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포를 쏘고, 진을 구성하고, 전술을 바꾸어가며 전쟁에서 이기게 됐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표현했다. 용어를 만들자면 '액션 전달력'이 좋다.

영화에는 첩자에 의해 거북선 설계도를 도둑맞는다는 설정이 있다. 적장 와키자카는 거북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전쟁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안 이순신은 예측하지 못한 업그레이 버전의 거북선을 전쟁에 참전시키는데, 왜군의 입장에서 예측과 다른 거북선의 모습이 등장하는 부분이 또 다른 클라이막스다.

이 영화는 해전 영화임에도 물에서 한번도 촬영을 한 점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 사실을 알고 보기 전에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영화는 전투씬 중에 배우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 영화임에도 자막을 넣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신선하다. 이동진 평론가는 이 방법이 호평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향후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자막처리 방식이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왜군 묘사의 특징은

한산은 일본어로 시작한다. 와키자카라는 적장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남쪽으로 내려가 조선 수군과 싸우겠다고 보고하는 것이 첫 장면이다. 그리고 나서도 조선군보다 부산포에 있는 왜군을 먼저 보여준다. 왜군은 이전 사천전투에서 거북선을 보고 무서워 벌벌떨다가 와키자카에게 참수당한다. 거북선의 무서움을 상대방 입장에서 보여주는 방식을 활용했다. 한산 전투의 시작도 일본군의 입장에서 보여준다. 그들의 입장에서 공격을 하러 나아가는데 안개가 껴서 배가 몇 척인지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조선군을 맞이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처럼 한산은 왜군을 일방적으로 나쁜놈으로만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으로 그리면서 거북선과 이순신의 위엄을 상대방의 입장을 활용해 보여준다.

또한 이런 영화는 민족주의 적으로 흘러가기 쉬운데 한산은 그런 점이 없어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 일본군의 잔혹한 민간인 학살 장면이라든지, 부녀자 희롱 씬 등을 억지로 끼워넣을 수 있는데 전혀 없다. 영화는 전술과 전술의 대결로 스토리를 끌고 나가면서도 억지 장면 없이 의와 불의의 싸움임을 잘 묘사했다. 우리의 감정을 값싸게 쓰려고 하지 않았다.

이순신 vs 와키자카

영화가 시작될 때 두 장수는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승전을 한 상태다. 와키자카는 실제 역사에서도 2천명의 왜군으로 5만명의 조선군을 이겼다.(용인전투) 와키자카의 자긍심이 최고조인 상태에서 영화는 시작한다. 이순신도 연전연승 중인 상황이지만 영화 첫 등장에서 어깨를 주무르는 뒷모습으로 나온다. 사천전투에서 이기기는 했지만 총탄에 맞아 힘든 상황을 그린 것이다. 이처럼 이 영화는 두 장수의 한산대첩 이전의 상황을 영화내내 잘 활용하고 있다.

방금 말한 용인전투에서 와키자카는 조선군의 중앙을 뚫어내 전쟁에서 이긴다. 와키자카는 한산 전투에서 학익진을 보고서는 이 용인전투의 중앙을 뚫은 것을 기억하고 자신감이 가득찬 상태로 중앙으로 돌진한다. 이순신은 한잔 전투를 앞두고 꾸는 꿈이 전투에 영향을 준다. 꿈 속에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성을 보게 된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성에서 화살이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꿈을 깨게 된다. 이후 이순신은 학익진을 보고 '바다의 성'이라는 표현을 쓴다. 와키자카의 이전 전투가 한산 전투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순신은 꿈이 한산 전투에 영향을 미쳤다. 이순신은 왜군의 입장에서 꿈 속 공성전을 체험함으로써 적의 상황을 미리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감독은 전투 이전의 상황을 통해 한 번 이겼다고 자만해 똑같은 방법으로 전투를 임하는 장수(와키자카)와 상대방의 입장을 상상할 수 있는 장수(이순신) 간의 전쟁으로 영화를 끌고간다.

와키자카의 자만 vs 이순신의 상대방에 대한 이해


 


총평 및 정리

굉장한 장점이 있다기보다는 단점이 거의 없는 영화다. 이건 대중영화로서 굉장한 장점이다. 한산 전투라는 하나의 목표를 묵직하게 끝까지 잘 끌고 나갔다. 이는 전투가 부각되어 배우들이 영화에 맞는 연기를 잘 했음에도 배우의 연기력이 빛나기는 어렵다는 작은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대박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꼭 영화관에 가서 직접 보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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