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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잼 ★/영화, 드라마

영화 소년들 :: 실화 실제사건 '삼례나라슈퍼 사건' 이야기

by 꿀돈잼 2023. 10. 29.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배우가 출연한 영화 <소년들>이 곧 개봉합니다. <소년들>은 오늘 알아볼 삼례나라슈퍼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된 영화입니다. 오늘은 영화 <소년들>의 모티브가 된 '삼례나라슈퍼 사건'이 어떤 일이기에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강도

1999년 겨울 밤중에 동네 슈퍼에 강도가 듭니다. 강도는 3명으로 한 팀이 되어 강도짓을 했습니다. 옛날 슈퍼들이 그렇듯 이 슈퍼는 가게이자 집이었습니다. 3인조 강도는 슈퍼에 들어가 자고 있던 부부의 손을 묶고 눈을 가립니다. 또한 옆방에 있던 할머니의 입과 눈도 막습니다. 그러고는 부부들에게 가만히 있으면 죽이지는 않겠다고 말합니다. 강도들은 집에서 패물 등 금품을 절도한 뒤 도주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할머니가 질식사로 사망하게 됩니다. 

 

범인 검거

다행히 9일 뒤 범인이 붙잡혔습니다. 이웃에 살던 10대 후반의 소년들이었습니다. 세 명은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자신들이 맞다고 자백합니다. 언론이 보는 앞에서 현장검증까지 합니다. 세명이 제출한 진술서의 내용도 일치했습니다. 누가봐도 세명이 범인으로 보였고 피해자 가족들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삼례 토박이 소년 3명은 대법원까지 갔지만 결국 징역3~6년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게 됩니다. 

당시 체포, 현장검증 영상

의문점

이 사건에서 몇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었습니다. 당시 범인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던 피해자 최씨(부인)가 경찰에게 범인을 보여달라고 하자 경찰은 '무서운 사람들을 봐서 무엇하냐'며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최씨는 범인들이 옥살이를 하고 나서야 교도소 교화위원의 소개로 범인 중 한명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최씨는 그의 목소리가 범행 당일 들었던 범인의 목소리와 너무 다르다고 느낍니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사투리가 달랐습니다. 범인들은 경상도 사투리를 썼는데 소년 3명은 전라도 완주의 삼례 토박이였습니다.

 

의심가는 부분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범행 당시 강도들이 훔쳐갔던 패물을 확보하지 못한채 재판이 끝이 났습니다. 진술서에 따르면 강에 다 버려서 없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진범으로 지목된 소년들 중 일부는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범행을 저지르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은 한글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데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진술서의 내용에는 오자가 없는 완벽한 한글이 적혀있었습니다. 거기다 진술서에는 훔친 금액이 현금 45만원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이 금액은 피해자 최씨가 처음에 피해금액을 착각하고 잘못 말한 숫자였습니다. 실제 강도들이 훔쳐간 금액은 15만원이었습니다. 

 

또한 진술서에는 3명이 담을 넘어 슈퍼로 침입했다고 나와있는데, 당시 슈퍼의 대문은 항상 열려있었습니다. 대문은 고장난 상태여서 닫을 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누가보아도 지금 감옥에 갇혀 있는 3명은 진범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진범의 등장

대법원 판결 확정 직후였던 2000년 1월 부산지검에서 진범을 잡아냅니다. 심지어 자백까지 받아낸 상황이었습니다. 부산지검은 자백을 바탕으로 사건을 전주지검으로 이첩합니다. 피해자 최씨는 진범들의 진술 영상을 확인했는데 본인이 기억했던 그 목소리가 맞았습니다. 부산 3인방이 원정 유흥을 왔다가 돈이 떨어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옷차림은 물론 패물의 행적도 너무나 자세히 나와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돌연 진범 3인조 모두가 범행을 부인하는 진술을 합니다. 그들에게는 '혐의없음'이라는 결론이 내려지고 맙니다. 피해자가 보았을 때도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재심신청

감옥에 갇혀 있던 소년들은 결국 재심을 신청합니다. 피해자들도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을 풀어달라고 말하며 소년들의 재심이 성사되도록 도왔습니다. 그런데 재심은 기각되고 맙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보고서는 전주지검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이때 옥살이를 했던 3명의 소년들은 다음과 같은 말들을 했습니다. 

 

당시 경찰이 집에 와서 가족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혼자 밖으로 나오게 해서 긴급체포해 갔다.
경찰서에 가서 할머니를 죽였냐고 물었지만 할머니를 알지도 못하고 사망 사실도 전혀 몰랐기 때문에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은 사실대로 말하라고 손으로 머리를 때리고 지하실로 데려가 경찰봉으로 발바닥을 때렸다.
온몸이 마비되는 것처럼 아팠고 몸이 덜덜 떨렸다.
너무 아파서 허위자백을 하고 말았다. 

당시 현장검증 모습

재판 전 국선변호인에게도 강도 짓을 하지 않았고 할머니를 죽이지 않았다고 이야기했지만
국선변호인은 범행을 인정해야 형이 줄어든다고 했고,
인정하지 않으면 무기징역을 살아야 한다고 해서 겁이 나 허위자백을 했다.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절대로 허위 자백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범의 재등장

재심이 기각되며 이 사건은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진범이 다시 등장합니다. 진범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무고한 소년들이 누명을 쓴 것이라며 세명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나섰습니다. 진범은 '경찰과 검찰에 우리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는데도 들어주지 않았고 더이상 떠들지 말고 조용하게 살라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범의 등장과 증언으로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고, 결국 2015년 3월 재심이 성사됩니다. 

 

재심

재심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이 사건은 돈이 없고, 배경이 없고,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죄를 뒤집어쓴 사건입니다.
진범이 나타났는데도 공판 검사는 왜 이 사건이 왜곡되고 잘못됐는지를 인정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의 검사 역시 당시 현장검증을 한 경찰들에게 왜 재심청구인들을 폭행했는지 질문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16년 전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재심결과 3인방은 2016년 10월 28일 무죄를 받게 됩니다. 영화나 판타지로 그려질 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당시 누명의 피해자였던 3명 중 한명인 최대열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모두 행복하게 지내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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