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에서 8월9일 최초 공개한 무빙은 강풀의 웹툰 무빙을 드라마화한 작품입니다. 누적 조회수 2억회를 넘는 인기 웹툰 무빙의 원작 작가인 강풀이 직접 드라마 무빙의 각본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 웹툰과 드라마 무빙 사이에는 서로 다른 설정과 이야기들이 있는데요, 오늘은 드라마 무빙과 원작 웹툰 무빙 간에 서로 다른 설정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1. 정준화 스토리
원작에서 정준화는 정원고 전투에서 팔이 잘리고 북한으로 도망치는데 미현은 준화를 절대 놓치면 안된다고 말하며 봉석이에게 준화를 잡아오라고 시킵니다. 봉석이가 뒤쫓아가 준화를 막아서자 준화는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죽기 전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얼굴이 보고싶다고 말합니다. 이때 봉석은 어린 시절 엄마가 알려줬던 영웅의 자세를 떠올리게 되었고, 준화를 북으로 보내줍니다. 미현은 혼자 돌아온 봉석에게 왜 살려보내냐고 물었고, '사람한테 공감능력이 제일 중요한 능력'이라던 엄마의 말을 떠올려서 그랬다고 하자, 우리 봉석이 다 컸다면서 칭찬을 해줍니다.
위는 드라마에서는 생략된 내용입니다. 사람의 공감능력이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는 히어로의 마음가짐과 주제의식이 담겨있는 장면인데 생략되어 아쉬운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번개만 전계도가 준화의 팔을 잘랐지만 원작 웹툰에서는 미연의 도와달라는 외침을 듣고 달려온 이재만, 이강훈 부자가 협동해서 쇠파이프를 날려 정준화의 팔을 자르는 것으로 나옵니다.
드라마에서는 북으로 돌아간 준화가 두식을 감옥에서 풀어주지만 원작에서는 북으로 돌아간 준화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드라마의 설정이 원작보다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두식과 가족이 만나는 장면이 발자국으로 보이며 암시만 하고 끝나지만 드라마에서는 제대로 가족 상봉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2. 신혜원 캐릭터 변화
신혜원은 원작에서 늙지 않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이 능력으로 인해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이런 저런일을 다 겪으며 지혜로운 데다가 현명하고 눈치가 뛰어나서 사람을 보고 바로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이 능력을 국정원 활동에 사용하게 됩니다.
불로의 존재이며, 그만큼 오래 살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으며, 끝까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냉혈한 캐릭터였는데, 드라마에서는 민차장에게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지르며 원작과 다른 연출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민차장이 더 높은 직급이기 때문에 둘만 있을 때 반말을 하기는 하지만 드라마에서처럼 갑잘하듯 올라서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킁킁이가 초능력 인재들을 발굴해 키우는 NTDP 계획을 민용준에게 제안한 것으로 나오지만, 원작에서는 신혜원이 NTDP를 민용준에게 제안합니다.
3. 이미현의 명대사 생략
이미현의 정원고 전투씬은 드라마보다 원작에서 더 멋있게 나옵니다. 3명의 적군을 죽이며 아군 능력자들 중 최다킬을 달성한 것은 원작과 동일했지만 원작에서 보인 활약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원작에서는 이미현이 어둠 속에서 정확하게 적에게 총을 겨눠 인질로 잡혀있는 강훈이를 구해냅니다. 이때 미현의 대사가 정말 멋있습니다. 이미현이 강훈이를 인질로 잡고 있는 권용득에게 총을 겨누고 있을 때 배재학이 미현에게 총을 겨누며 "애미나이, 우리 동무한테 쏘는 곳이랑 똑같은곳 쏴주갓어. 그러니 잘 판단하라"라고 경고하지만 미현은 "내 자식이라 생각하면 판단은 쉬워"라는 대사를 치고 권용득의 발을 향에 총을 바로 쏩니다.
4. 북한 캐릭터 변화
원작에서 북한 대장은 피도 눈물도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갖가지 치졸한 방법을 동원해 봉석이와 미현을 밀어붙이지만 장주원에 의해 실패하고 추락사 직전 왼손으로 겨우 창틀을 붙잡아 권용득에게 구해달라고 목숨을 구걸하지만 권용득까지 이를 무시합니다. 부하가 손절칠 정도로 악한 놈 캐릭터였죠. 결국 김두식에 의해 잘린 손가락 때문에 힘이 부족해 버티지 못하고 추락사합니다.
드라마에서는 원작과 다르게 정이 많은 캐릭터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북한 능력자 배재학 캐릭터에 대한 서사가 생략되어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미연과 같은 오감 능력자에 총을 잘 쏘는 명사수이며, 과거의 동료를 구하는 훈련 중 총알이 한발밖에 남지 않아 동료 한명을 포기하고 마지막 한발을 자신을 위해 썼는데, 그때 동료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평생 안고 사는 캐릭터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이런 서사가 나오지 않습니다.
미현과 두식이 갈매기 작전때 스파이들을 풀어준 휴머니스트였듯, 배재학은 북한팀에 있는 휴머니스트로 설정되었으며, 드라마에 처음 등장하면서 아이들까지 다 죽여야하는지 되묻고 미화원이 사람을 죽인걸 보고 니 임무는 파일을 찾는 것인데 사람을 왜 죽였냐고 묻기도 합니다. 방기수와 담임을 마주쳤을 때 총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람은 쏘지 않고 핸드폰과 삼단봉만 정확히 사격해서 맞추기도 했습니다. 학교 앞 금연 팻말을 보고 담배를 끄기도 했죠.
원작에는 박찬일 서사도 있었습니다. 박찬일은 테스트 과정에서 본인의 괴력 때문에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 괴로워합니다. 맨손을 휘둘러 사람을 때리면 상대방이 죽어버릴 정도로 힘이 강했고, 이것 때문에 원작에서는 강훈이와 대결할 때 자신의 괴력을 너프할 수 있는 쇠파이프를 들고 싸우며 강훈이에게 제압 당하기도 합니다. 물론 쇠파이프를 내려놓는 순간 강훈이를 쓰러뜨립니다.
이렇듯 북한 능력자들의 매력을 보여주는 서사가 드라마 무빙에서는 많이 생략되어 아쉬웠습니다.
5. 북한 능력자들이 남한에 온 목적
원작에서 북한 능력자들은 남한 능력자들의 자식을 회유해서 북으로 데려가거나, 동의하지 않으면 죽이려는 목적으로 남한으로 내려옵니다. 북한은 능력이 유전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북한 능력자들이 노화로 인해 능력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필 북한 능력자들은 모두 군인이었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아 자식이 없었습니다. 젊은 능력자들이 필요했던 북한이 남한의 젊은 능력자들을 데려가기 위해 병원으로 온 이유입니다.
원작에서는 북한 대장이 최일환에게 NTDP 파일을 요구하지만 거절당하자 아이들의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부하들에게 희수와 강훈을 공격할 것을 지시합니다. 원작에서 북한 대장은 봉석의 능력에 감탄하며 미연에게 두식을 살려주는 조건으로 월북하라는 제안을 하지만 미현은 제안을 거절하기도 합니다.
드라마에서는 이런 스토리가 생략되었고, 남한의 능력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왔으며, NTDP파일의 확보가 중요 임무로 묘사 되었습니다.
6. 민차장의 죽음
드라마에서는 두식이 민차장을 사살하지만 원장에서 민차장은 죽지 않습니다. 후속작에서도 계속 등장하며 악역을 맡는데, 드라마에서는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 마상국 캐릭터가 민차장을 대신할 것으로 보입니다.
별개로 원작에는 없었는데 드라마에만 있는 장주원, 황지희의 과거 서사부분은 고마운 장면이었습니다. 원작에서 황지희 캐릭터는 그냥 존재한다 정도의 비중이었는데,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 장주원 캐릭터가 더 빛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 말고도 번개맨이나 프랭크 등 원작과는 다른 내용들이 추가되었는데요. 웹툰작가 강풀이 각본에 직접 참여해 원작 내용에 충실했고, 설정이 조금 달라지거나 캐릭터가 변했다고 하더라도 웹툰만큼 지루함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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