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우리나라는 엘니뇨 때문에 엄청난 비가 예상된다고 한다.
엘니뇨는 무엇이고 라니냐는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것들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알아보자.
먼저 엘니뇨와 라니냐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태평양 동쪽에 있는 페루의 기상현상을 관찰해야 한다. 태평양 동쪽 페루에서의 기상현상이 전 지구적인 대기 대순환에 의해 발생하며, 그 여파가 우리나라에까지 미치기 때문이다.
1. 평상시
엘니뇨와 라니냐가 왜 생기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적도부근에 있는 태평양을 보아야 한다. 동태평양에는 페루가, 서태평양에는 인도네시아가 있다.
이 지역에서는 기본적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무역풍이 불고, 동태평양의 따뜻한 바닷물도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 서태평양에는 따뜻한 물이 쌓인다. 따뜻한 물은 서태평양 인도네시아 부근의 기온을 상승시킨다.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가 위로 상승하면서 구름이 생성된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의 평균기온이 높으며, 비가 자주 내리게 된다.
동태평양 페루 앞바다를 보자. 페루 앞바다 표면의 따뜻한 바닷물이 서쪽으로 이동하면 아래쪽에 있는 심해의 차가운 물이 표면으로 상승한다.(이를 용승이라고 한다) 용승 때문에 페루 연안은 평균 기온이 낮다.
2. 엘니뇨
페루에서는 3~7년마다 유난히 덥고 홍수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나타난다. 이러한 자연현상을 보면서 남자아이가 울면서 떼를 쓰는 것 같다고 하여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를 뜻하는 '엘니뇨'라고 불렀다. 엘니뇨는 왜 나타나는지 위의 1을 바탕으로 알아보자.
엘니뇨의 시작은 무역풍이 약화되는 것이다.(주기적으로 무역풍이 약화되어 엘니뇨가 발생하는데, 무역풍이 약화되는 원인은 아직 밝히지 못했다고 한다) 무역풍이 약해지면 동에서 서로 따뜻한 물이 옮겨가는 정도가 약해진다. 원래라면 태평양의 따뜻한 바닷물이 서태평양까지 와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평상시와 딸리 서태평양에 하강기류가 발생하고, 구름이 생성되지 못해 인도네시아에 가뭄과 산불이 발생한다.
반대로, 동태평양에서는 심해의 차가운 바닷물이 용승하지 못해서 기온이 상승하고, 상승기류가 생겨 구름이 생성되기 때문에 비가 많이와 홍수가 나게 된다. 올해 엘니뇨 때문에 페루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고 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생긴 것이다.
참고로, 앞서는 무역풍의 약화를 시작으로 동태평양 쪽 수온이 상승하는 것을 결론이라고 말했는데, 동태평양 쪽을 시작으로 태평양의 수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엘니뇨라고 부르기도 한다. 올해 동태평양 지역의 수온이 상승하는 것을 보면서 엘니뇨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3. 라니냐
엘니뇨와 달리 페루에서는 2~7년 주기로 서늘한 날씨와 적은 비로 가뭄이 많이 발생했다. 이러한 자연현상을 보면서 여자아이가 삐진 것 같다고 하여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를 뜻하는 '라니냐'라고 불렀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달리 평소보다 무역풍이 강하게 발생할 때 나타난다. 무역풍이 강하게 발생하여 동태평양 표면의 따뜻한 바닷물이 평소보다 더 많이 서태평양으로 이동한다. 서태평양에서는 평소보다 상승기류가 더 많이 생겨 많은 구름이 생기고 비가 많이 오게 된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는 홍수 피해가 발생한다.
페루 앞바다에서는 심해에서 표층으로의 용승이 강하게 발생한다. 페루지역의 평균기온은 낮아지고, 하강기류가 형성되어 구름과 비가 없어 페루에서는 가뭄과 산불이 발생하게 된다. 참고로, 태평양 지역의 수온이 낮아질 때를 라니냐라고 보기도 한다.
4.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우리나라는 육지와 태평양의 경계에 있어서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다. 앞서 본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를 포함해 필리핀 해 해수면 온도, 티벳의 눈덮임 정도, 오호츠크해 해수면 온도 등 다양한 요소가 상호작용해 우리나라의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이 중 엘니뇨와 라니냐가 우리나라 여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알아보자.
(1) 엘니뇨 발생시 우리나라
엘니뇨가 발달하면 중동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올라가 상승운동을 하고 서태평양은 하강운동을 한다. 서태평양의 하강운동으로 우리나라의 남쪽에서는 상승운동이 활발해진다. 이로 인해 6~7월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하지 못하게 되고 강수대가 우리나라로 유입하지 못한다. 그래서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은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7월중순~8월이 되면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되어 우리나라는 무덥고 습한 날씨가 된다. 엘니뇨 발달 해 7~8월에는 북태평양가장자리에 들어 강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2) 라니냐 발생시 우리나라
라니냐로 서태평양 수온이 상승하면 필리핀해 부근으로 하강운동이 활발해진다. 그로 인해 6~7월에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확장하지 못하게 되고, 평년보다 남쪽에 위치하게 된다. 주 강수밴드도 우리나라의 남쪽에 위치해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적은 경향을 보인다. 8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6~7월에 비해 북서쪽으로 위치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태평양 해수면온도 분포를 포함해 필리핀 해 해수면 온도, 티벳의 눈덮임 정도, 오호츠크해 해수면 온도 등 여러가지인데, 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포만을 기준으로 보자면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할 때의 영향은 같다. 6~7월에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고, 8월에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다.
하지만 올해는 엘니뇨가 나타남에도 우리나라 7월에 엄청난 양의 비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 기후에는 엘니뇨와 라니냐 이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있으므로 올해 엄청난 비가 올 것이라는 예측에는 좀 더 복잡한 인과관계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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