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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잼 ★/영화, 드라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총정리 (+감상평)

by 꿀돈잼 2023. 1. 10.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이다. 만화 '슬램덩크'의 완결편이 나온 지 27년만에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상영되자 3040 남성들을 중심으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월9일까지 누적관객 40만명을 넘었으며, 단행본으로 나온 만화 슬램덩크의 구매자도 늘었다고 한다. 오늘은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영화의 솔직한 감상평에 대해서 적어본다. 

 

1. 제목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의미

이번 작품의 제목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라서 많은 분들이 세컨드, 서드로 후속작이 이어지는 건 아닐까 궁금해한다. 하지만 그런 의미로 더 퍼스트가 붙은 건 아니라고 한다.

 

일본에서 발간된 '더 퍼스트 슬램덩크; 리소스'라는 책 속에 작가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제목과 관련해서 진행한 인터뷰가 있다. 그 인터뷰에 의하면 원래 1년간 마음을 사로잡았던 제목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TV 애니메이션과 이어지지도 않고 기존 만화책과 같은 뿌리에서 뻗어나간 다른 줄기, 즉 독립된 작품으로 생각했기에 다른 제목을 지어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만화책이나 기존 애니메이션 팬들이 처음 봤을 때의 설렘을 다시 한 번 느끼길 바라면서, 그리고 처음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아픔을 이기고 내딛는 첫걸음이라는 의미에서 '더 퍼스트'를 제목에 붙이기 되었다고 한다. 

 

덧붙여서 송태섭의 이야기라서 '더 퍼스트'이리고 하다고 했는데, 이런 발언을 듣고 팬들은 농구에서 5명을 숫자로서 포지션을 나누면 1번이 포인트가드이기 때문에 송태섭의 이야기에 '더 퍼스트'가 붙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2. 주인공이 송태섭인 이유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 강백호나 서태웅이 아닌 송태섭인 것에 의아한 사람들이 많다.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한 이유는 팸플릿에 나와있다. 이노우에는 먼저 같은 슬램덩크를 만드는 것은 끌리지 않았고, 다시 슬램덩크를 만든다면 새로운 시점에서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송태섭은 연재 중에 좀 더 그리고 싶었던 캐릭터이기도 했다. 3학년은 고릴라가 중심을 잡고 있고, 정대만에게는 이미 드라마가 있으며, 1학년은 강백호와 서태웅이 라이벌 구도를 잡고 있는 반면에 2학년 송태섭은 그들 사이에 끼어있는 인물인 데다가 강백호, 정대만과 캐릭터가 겹치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새로운 슬램덩크를 그리기로 결심하고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정했다고 한다.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슬램덩크를 연재할 당시 송태섭에 관한 이야기를 다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그래서 '피어스'라는 작품을 그린 것도 그런 부분의 연장선이었다고 한다. 이번 극장판을 통해 송태섭이 오키나와 출신이라고 밝힌 것도 초창기부터 염두에 두었던 것이라고 한다. 그 당시 실제 오키나와에 있는 고등학교 농구부가 평균 신장 169cm로 3위를 기록한 일을 작가가 흥미롭게 보고 기억해두었다가 '오키나와 출신의 단신가드'라는 설정과 오키나와에서 자주 쓰이는 이름인 '료타'를 붙여 송태섭(료타)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송태섭이지만 산왕 전에서 강백호나 다른 멤버의 활약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경기 중에는 송태섭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는다. 영화 속에는 송태섭의 슬픈 가족사와 산왕 전에 거는 그의 특별한 각오가 그려지는데, 영화를 보고 다시 원작 만화를 정주행하면 송태섭이라는 캐릭터가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송태섭과 정대만의 첫만남 이라든가 송태섭과 채치수의 관계도 새롭게 그려져서 그 부분도 좋았다. 

 

3. CG, 더빙

이번 작품은 펜선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인트로부터 펜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노우에의 작화 자체가 이 작품에 깃들어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감각의 슬램덩크 사운드 모션 캡쳐 CG와 셀 애니메이션으로 생동감과 속도감이 가득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이노우에는 그냥 애니메이션처럼 반들반들하지 않고 만화 같이 촉감이 있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선수 각자의 움직임을 손으로 그리는 건 무리였고, 영상적으로 살아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CG를 도입,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 지금의 톤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노우에 자신이 스토리와 연출을 전부 맡았을 뿐만 아니라, 전례가 없던 리터칭으로 직접 수도 없이 그림을 그려 나갔는데, 이게 영화 속 캐릭터의 생명선이 되었다. 

 

과거 애니메이션에 비해 연기 톤도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리얼한 느낌을 준다. TV 떄는 성우의 연기에 이노우에게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성우들도 나름 프로답게 캐릭터를 마주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키워나갔기 때문에 어떤 부탁을 하게 되면 그들이 만들어 놓은 걸 버리라고 요구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때의 경험을 교훈삼아 작가이자 감독인 이노우에가 이번에는 애초에 과장된 표현 없이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만들고 싶어 코트 위에 있는 농구부 고교생의 느낌을 더 소중히 해달라고 줄곧 성우들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4. 아쉬운 점

124분 이라는 러닝타임은 산왕 전과 송태섭의 과거를 모두 다 담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경기 장면 중 삭제되는 부분이 생겼고, 그 결과 산왕공업이라는 팀이 얼마나 강력한 팀인지를 느끼기 어려웠다. 

 

이 외에도 안경 선배의 대사나 강백호의 대사가 사라진 곳이 많아 원작 팬으로서는 보고 싶은 장면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긴장감 넘치는 경기 도중에 송태섭의 과거 장면이 들어가는데, 이게 어둡고 슬픈 이야기이다보니 텐션이 떨어져서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북산이나 산왕에 대한 설명이 없고, 산왕 전 이전의 내용도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없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 만화를 꼭 보고 영화를 본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