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인기다. 이 드라마에는 80~90년대 우리나라 재벌가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들이 많아 더 흥미롭다. 오늘은 드라마 속에 숨겨져 있는 삼성, 현대, 기아이야기를 찾아보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재벌집 막내아들에 숨겨져있는 우리나라 재벌가 이야기를 알아보자.
(참고)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재벌집 막내아들-삼성가의 평행이론
1. 진양철과 이병철
극중 이성민이 연기하는 순양 진양철 회장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만큼 외모부터 굉장이 유사하다. 쓰고 나오는 안경, 헤어스타일 등이 고 이병철 회장을 빼다 박은 듯한 모습이다.
1화에서 진양철 회장이 초밥 밥알 갯수를 물어보는 에피소드는 실제 이병철 회장의 일화라고 한다. 삼성그룹의 중역들이 신라호텔에 모여 점심을 먹기로 한 날, 이날의 요리사는 이병환 조리부장이었다. 그는 네 차례나 일본 현지 요리사들로부터 초밥에 관한 모든 것을 배워온터라 한국 최고 초밥왕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이병환 조리부장이 이병철 회장 앞에 초밥을 내려놓고 표정을 살폈다. 이병철 회장은 초밥 한 점에 밥알이 몇개인지를 물었다. 이병환 조리부장은 등골에 식은땀이 나며 답을 하지 못하고 그자리에서 밥알을 세기 시작한다. 모두 세어 320알이라고 말하자 이병철 회장은 "낮에는 밥으로 먹기 때문에 320알이 좋고, 저녁에는 술을 곁들여 안주로 먹으니 280알이 적당하다"고 말한다. 초밥에 관한한 우리나라 최고라고 자부하던 이병환 조리부장에게 가르침을 준 이병철 회장의 일화다.
드라마를 보면 손자가 실수로 도자기를 깨트리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이병철 회장도 서른세살부터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좋아했던 건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백자가 아니라 청자였다고 한다.(참고로 백자를 좋아했던던 그의 아들 이건희 선대회장) 이병철 회장은 글씨부터 시작해서 그림, 도자기, 불상 등등 국보와 보물 50여점을 포함해서 2천 점이 넘는 예술품을 수집했고, 그의 호를 딴 호암 미술관을 지어서 그 애장품들을 보관했다.
2. 진화영과 이명희
극중 순양백화점의 대표로 나오는 진양철 회장의 딸 진화영은 신세계 그룹 초대 회장이자 이병철 회장의 딸 이명희 회장을 모티브로 하였다. 극중에서는 순양의 후계자 자리에 야욕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세력싸움에 가담하지만 실제 이명희 회장은 25세에 정재은 씨와 결혼한 후 12년간 전업주부로 살았다. 하지만 아버지 이병철이 갑자기 '앞으로는 여성도 사회활동을 해야하니 백화점 경영을 해보라'는 말에 사업에 뛰어든다.
1979년 영업담당 이사로 신세계에 입사한 이명희 회장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더불어 이부진, 이서현 등으로 이어지는 삼성가 여성 경영인의 시초가 되었다.
3. 아진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주인공 진도준의 1회차 삶에서 아진자동차가 인수 합병되며 대규모 해직사태가 벌어졌고 당시 아진자동차 노조 소속의 아버지가 파업 투쟁을 감행하다 진압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회차에서 새 삶을 사는 진도준은 이를 막기위해 진양철에게 아진자동차 인수자금을 대주고 아진자동차의 고용승계를 약속해달라는 조건을 건다. 여기서 아진자동차의 모습은 기아자동차의 모습을 닮았다.
기아자동차는 1944년 김철호에 의해 '경성정공'으로 시작한다. 초기에는 자전거 부품을 만들었고 일본 혼다와 합작해 2륜 오토바이를 처음 생산하기도 했다. 그 후 자동차 사업에도 손을 뻗으며 1974년 국산 승용차 시장 1위를 차지한 '브리사'를 제작하게 된다. 1992년에는 독자모델 세피아를 출시하며 여의도 2번 사옥을 짓는다. 기아자동차는 탄탄대로를 가는 듯 했으나 1997년 7월 경영악화로 부도를 맞는다. 28개 계열사에 직원 5만 5천명이 해고되며 1996년에 자동차 수출 3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재계 순위 8위까지 올라간 기아가 몰락한 순간이었다. 기아는 199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같은 해 10월 공개 경쟁입찰에서 현대자동차에 낙찰돼 현대그룹에 편입되었다.
4. 이해인(진도준의 어머니)와 고현정
극중 진도준의 어머니 이해인은 유명 배우 출신으로 진양철의 3남 진윤기와 결혼해 순양가의 며느리가 되었다. 순양가에선 어울리지 못하지만 기가 죽거나 눈치를 보지는 않는 인물로 나온다. 이해인은 재벌가로 시집간 고현정이 떠오르는 인물이다. 고현정 역시 드라마 '모래시계'로 한창 인기였던 1995년, 모래시계의 종영과 함께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과 결혼했다. 동시에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며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왔다.
5. 모현민과 홍라희
극중 현성일보 사주의 외동딸 모현민도 모티브가 된 인물을 짐작할 수 있다. 바로 이건희 회장의 아내 홍라희 여사이다. 모현민은 순양가의 장손인 진성준의 아내가 되는 인물이다. 홍라희 여사는 홍진기 중앙일보 사장 겸 동양방송 회장의 장녀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6. 진도준과 이재용
진양철 회장의 손자가 국내 최고학부였던 서울 법대를 합격하자 좋아했던 것은 이병철 회장과 그 손자 이재용을 떠올리게 한다. 이병철 회장의 라이벌 정주영 현대 창업주가 형제, 아들 중에 서울대가 있다고 자랑을 하곤 했다. 그런 이병철 회장의 입장에서, 형제와 아들 대에서는 서울대가 안나왔는데 손주대에서는 이병철 회장만 서울대에 입학한 친손자를 보게 되었다. 그가 바로 이재용 회장이다.
후배 직원의 휴대폰을 보며 '우리 회사 휴대폰이 아니잖아'하는 부분은 이재용 삼성회장을 떠올릴 수도 있다. 과거 이재용 회장이 다른 휴대폰을 쓰는 기자를 만나자 통신사, 원하는 기종, 색 등을 물었고, 그 휴대폰을 선물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7. 이항재(순양그룹 비서실장)과 이학수(또는 소병해)
드라마에는 진양철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이항재 비서실장이 있다. 이는 11년 넘게 삼성 이건희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최고의 실세라고 불리던 이학수 전 부회장을 떠올리게 한다. 이학수 부회장은 극에서 진양철 회장의 비서실장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건희 회장의 비서실장이었다. 초대 회장의 최장수 비서실장을 떠올린다면 무려 12년, 삼성의 최장수 비서실장이었던 고 소병해 실장이라는 썰도 있다.
정 리
재벌가 이야기와 우리나라 현대사가 녹아있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어느 한 재벌가의 이야기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일화들이 재미있게 짜깁기 되어 있으니 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더 쏠쏠해질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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