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의 주요 어록에 대해 찾아보았다.
- 개인적인 정치 성향은 있으나 여기에 그것이 담기지 않도록 노력했으니 재미로 봐주시기 바란다
- 대통령, 전 대통령 등으로 쓰지 않고 편의상 그냥 이름만 적었다
- 여기에는 명언도 있고, 온라인 상에서 아직도 짤로 쓰이는 말 실수들도 포함되어 있다
- 유튜브에 해당 어록이 남아있는 경우는 함께 첨부했으니 보면 좋을 것 같다
1. 전두환
1) 왜 나만 갖고 그래
1995년 12월, 뇌물수수와 반란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될 처지에 놓이자 유명한 '골목 성명'을 발표했다. 거기서 '검찰의 소환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무죄를 주장하던 전두환은 당시 법정에서 그 유명한 '왜 나만 갖고 그래'라고 말도 했다.
2) 예금이 29만원 뿐
전두환은 1997년 대법원에서 뇌물수수와 반란 등의 혐의에 대해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이 확정됐다.
2003년 전두환은 법원에 출석해 재산목록이 맞는지 판사의 심리를 받았고, 거기서 '예금이 29만원 뿐'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전 재산이 29만원 뿐'이라고 말한 줄 아는데 그것은 아니다. 전두환이 제출한 서류에는 보석 등 수억원의 품목이 있었다고 한다. 그 중 예금 항목에 '29만 천원'을 적었고 '예금이 29만원 뿐'이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3)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야
전두환이 유죄 판결을 받은 후인 2003년에 SBS와의 인터뷰에서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야. 계엄군이기 때문에 계엄군이 진압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라고 말하며 죄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2. 노태우
1) 이 사람 믿어주세요, 보통사람의 시대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나왔던 노태우의 선거구호다.
노태우는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멤버이자 전두환의 친구였기 때문에 군인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보통사람을 내세웠다.
'나 이사람, 보통사람 믿어주세요'는 1987년 대선 당시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는 전국적인 유행어가 되었다고 한다.
3. 김영삼
1)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 만다
1979년 국회의원이었던 김영삼이 반유신 투쟁으로 국회의원에 제명되자 성명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참고로, 김영삼의 국회의원 제명사건은 이후 부마항쟁, 10.26. 박정희 피격사건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
2) 우째 이런 일이
김영삼이 집권한 첫해인 1993년, 최형우 민자당 사무총장 아들의 대입 부정 사건이 불거지자 김영삼 대통령은 '우째 이런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형우 전 장관은 '좌동영 우형우'라고 불릴 정도로 김영삼의 최측근이었기 때문에 감쌀 수도, 감싸지 않을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3)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김영삼은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직후 하나회 출신 장성 18명을 날리며 군사조직 하나회를 청산한다. 이에 군부가 '무신의 난이 왜 일어났는 줄 아는가'라며 반발했는데, 이때 김영삼이 한 말이다.
4)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건강은 빌릴 수 없다
김영삼이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하며 자주 한 말이다. 건강을 위해 조깅을 자주 했는데,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도 함께 조깅을 하며 저 말을 했다고 한다.
4. 김대중
1)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김대중은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독재와 싸울 때부터 '믿음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런 믿음은 죽은 것이다'라는 성경의 한 구절을 교훈으로 여겼다.
여기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말로, 여기에는 민주주의자이자 천주교 신자였던 그의 가치관과 철학이 잘 드러난다.
김대중은 이 말을 2006년 전남대, 공주대 특별강연과 2009년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 등 주요 자리에서 자주 했다.
2) 저는 일생에 거짓말한 일이 없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지, 거짓말을 한 적은 없습니다.
1997년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선 김대중의 기자회견 중에 나온 말이다.
기자가 정계은퇴 한다고 했는데 또 대선후보로 나온 것을 보고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저렇게 답변했다.
정치인들이 거짓말 논란을 어떻게 피해 나가는가를 보여주는 고전적 사례로 손꼽힌다.
3)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며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같이 떠오르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1992년 대통령 선거 운동 중 나온 연설문아지 국립현충원에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묘비병이다.
5. 노무현
1) 대통령직 못해먹겠다
2003년 5.18행사 추진위원회 접견자리에서 있었던 말로, 실제 발언 내용은 '전부 힘으로 하려고 하니 대통령이 다 양보할 수도 없고, 이러다 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위기감이 든다'이다.
한총련의 시위 등 각종 집단행동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책임 있는 태도를 아쉬워하는 말이었으나, 언론에 반복적으로 다뤄지면서 '못해먹겠다'는 구절만 남았다. 보수 언론에서는 이 말을 두고 '국민을 협받하는 대통령', '취임 몇 달이 지났다고 벌써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소리가 나오나' 등의 비난을 하기도 했다.
2) 이쯤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
2003년 '검사와의 대화'에서 나온 발언이다.
당시 참여정부는 청와대가 검찰을 직접 통제하는 것을 검찰 개혁이라고 칭하며, 수뇌부에 불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젊은 평검사들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평검사들은 청와대의 검찰에 대한 간섭에 반대했다.
설전 도중 수원검찰청 검사였던 김영종이 청탁의혹을 제기했는데, 이에 노무현이 이런 공격적인 질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청탁이 아니었다는 논조로 위와 같이 대답했다.
3)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2006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50차 상임위원회 자리에서 전시작전통제권 관련 연설 중 나온 말이다.
전직 국방장관들이 아직 대한민국의 전력이 북한에 맞서기에는 미숙하다는 연유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했는데, 이에 대해 노무현이 비판하면서 이 말을 하게 되었다.
해당 연설은 대통령이 스스로 전시작전권을 회수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인 명연설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에 전직 국방부 장관과 현역, 예비역 장교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4) 야 기분 좋다
노무현이 임기를 모두 마친 당일인 2008년 2월 25일 봉하마을로 내려가 지지자들 앞에서 한 연설의 일부다.
일베저장소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이기 때문에 비하 목적으로 사용한 게 아니라도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한다.
6. 이명박
1)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 이명박과 박근혜는 서로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이 중에 양측에서 온갖 부정적인 음해가 나왔고, 이명박은 자신에게 가해진 여러 음해가 사실이 아님을 주장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2)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명박은 자신이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자수성가를 해낸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내가 ~~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자주 했다.
'나도 한때 민주화 운동을 해봐서 아는데', ' 나도 호떡장사를 해봐서 아는데', '내가 건물 지어봐서 아는데' 등등 자신의 경험과 엮은 발언이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군복무 빼고 다 해본 사람'이라고 비꼬는 등 이러한 발언을 비판했으며, 주변 참모들도 이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고 한다.
7. 박근혜
1) 참 나쁜 대통령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에 대해 비판의 입장에서 한 말이다.
정확한 멘트는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이다.
2)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
2012년 '힐링캠프'에 출연한 박근혜가 22세의 나이에 퍼스트레이디로 박정희 전 대통령 옆에 섰을 당시를 떠올리며 한 말이다.
정확한 멘트는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았다. 구멍이 숭숭 나고 심장이 없어진 것 같았지만 막중한 책임 때문에 슬퍼할 시간도 없었다. 바쁜 벌꿀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 이다.
이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바쁜 꿀벌은 슬퍼할 겨를도 없다'를 잘못 빗대어 말한 것으로 온라인 상에서 많은 놀림을 받았다.
3)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는 말이 있다.
2015년 5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어린이 날 축하 행사에서 한 초등학생이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하자 박근혜가 한 말이다.
4)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2016년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박근혜가 직접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나온 말이다.
박근혜는 여러 차례 눈물을 글썽였고, '국민 여러분께 돌이키지 힘든 상처를 드려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무엇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고 말한 뒤에는 목이 메인 듯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8. 문재인
1) 사람이 먼저다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의 캐치프레이즈다.
2) 짜장면 한 그릇 먹고 싶다든지 그런 소망 없어요?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이 DMZ 목함지뢰 사건으로 다리가 절단된 김정원 하사에게 한 말이다.
다리가 절단되어 누워있는 사람에게 뜬금없이 짜장면을 먹고 싶냐고 말하는 모습이 논란이 되었고, 온라인에서는 멀쩡한 사람이 아픈 사람을 놀릴 때 쓰는 드립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3)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문재인이 취임사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한 말이다.
4)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이 역시 문재인의 대통령 취임사에서 나온 말이다.
정확한 멘트는 '지금 제 두 어깨는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부여받은 막중한 소명감으로 무겁고, 제 가슴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습니다'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정적 행보가 이어지자 이 멘트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문재인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약속 중 유일하게 지킨 약속이 저것뿐이었다는 비아냥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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